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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물도감

시들지 않는 마음의 색, 천일홍의 이야기

by vinibee 2025. 7. 21.

천일홍

 

🌼 이름에 담긴 마음 – 백일홍과 천일홍, 그 닮은 듯 다른 의미

천일홍은 이름부터 마음을 끄는 꽃이에요. 이름이 비슷한 백일홍과 자주 비교되지만, 두 꽃은 생김새부터 성질까지 꽤 달라요. 백일홍은 넓은 꽃잎이 부드럽게 퍼지는 형태이고, 천일홍은 작고 둥글게 뭉친 형태로 꽃받침이 단단해요. 공통점은 ‘오래 피는 꽃’이라는 점인데, 백일홍은 실제 개화 기간이 100일 넘는 반면, 천일홍은 꽃받침이 시들지 않아 ‘천일을 가는 꽃’이라는 상징으로 불립니다. ‘천일 동안 지속되는 기억’처럼 오래도록 남는 사랑과 우정을 상징하며, 대표 꽃말도 ‘영원한 사랑’, ‘변치 않는 우정’이에요. 두 꽃 모두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꽃이라는 점에서, 여름철 고백, 선물, 기념일에 자주 쓰입니다. 이름만 닮은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담는 방식마저 닮은 두 꽃, 천일홍과 백일홍은 그렇게 우리의 기억을 채워가고 있어요.

 

🧺 드라이플라워로 태어나는 두 번째 생명

 

천일홍은 단지 여름에 피는 귀여운 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특별한 존재예요. 생화일 때도 색감이 선명하고 귀엽지만, 말린 뒤에도 형태와 색이 거의 변하지 않아 드라이플라워 소재로는 단연 최고예요. 천일홍은 잎이 아닌 꽃받침이 강하게 발달돼 있어서,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이 실제로는 거의 ‘시들지 않는 잎’이에요. 이 구조 덕분에 드라이플라워 작업에서도 별다른 가공 없이 자연 건조만으로도 1년 이상 아름답게 유지됩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Globe Amaranth’로 불리며 ‘시들지 않는 영원한 꽃’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죠. 국내에서도 최근 플라워 클래스, 감성 문구샵, 인테리어 소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요. 꽃 선물의 의미가 ‘기억’과 ‘시간’을 포함한다면, 천일홍은 그 모든 의미를 담아내는 가장 실용적인 꽃이 아닐까요?

 

🌏 동서양을 넘나드는 꽃의 문화와 활용

 

천일홍은 중남미가 원산지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꽃이에요. 서양에서는 장기적인 헌신과 우정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어 결혼식 부케나 드라이플라워 리스에 자주 쓰이고, 추모식 장식에도 어울려요. 동양권에서는 기능적 활용도 두드러집니다. 중국, 일본, 한국에서는 꽃을 따서 차로 우려내는 ‘천일홍 꽃차’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관지 진정, 노화 방지 등의 민간 효과도 전해져요. 예부터 여성들이 여름철 더위에 몸을 달래기 위해 천일홍차를 마셨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감성마켓에서도 드라이 천일홍이 캘리그래피 엽서나 선물 포장에 자주 사용되고, SNS에서는 ‘시들지 않는 기억의 꽃’으로 불리며 꾸준히 공유돼요. 문화와 실용, 감성을 모두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꽃, 그것이 바로 천일홍의 현대적 존재감이에요.

 

📖 전설처럼 오래 남는 이름 없는 사랑의 꽃

 

천일홍은 전설처럼, 시간이 흘러도 마음에 남는 꽃이에요. 고대 중국 설화에는, 천일을 넘도록 사랑하는 이를 기다린 여인의 사연이 천일홍이라는 이름에 담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우리나라에서는 문헌에 정확한 전설은 없지만, 옛 어르신들이 손녀에게 천일홍을 심으며 ‘오래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거라’는 말을 건넸다는 구전도 전해집니다. 문학 작품에서는 뚜렷하게 언급되진 않지만, 추억을 간직하는 책갈피, 감성 편지, 캘리그래피 글귀 등에 자주 활용돼 감성적 상징성이 강한 꽃이에요. 특히 드라이플라워 형태로 남아 있는 천일홍은, 이름 없는 사랑, 표현되지 않은 감정, 말하지 못한 진심을 전하는 ‘침묵의 꽃’처럼 여겨지기도 해요. 그래서 누군가의 기념일에, 또는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천일홍 한 송이는 말보다 더 따뜻한 전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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