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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식물도감

범이 들어간 여름꽃, 범부채의 정체는?

by vinibee 2025. 7. 25.

범부채

🐆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꽃, 범부채의 정체

 

범부채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돼요. "호랑이? 부채?" 낯설지만, 이 꽃을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단번에 이해돼요. ‘범부채’는 주황빛 꽃잎에 갈색 반점이 박혀 있어 마치 표범 무늬 같고, 꽃잎이 납작하고 넓게 퍼져 있어 부채 모양을 닮았어요. 그래서 ‘범의 부채’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었죠.
학명은 Iris domestica이며, 과거에는 Belamcanda chinensis로 불리다 최근 붓꽃속으로 재분류되었어요. 영어 이름도 다양해요 — Leopard Lily, Blackberry Lily, Leopard Flower 등, 모두 이 꽃의 외형에서 유래한 이름들이에요. 이름 자체가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꽃이죠.

 

🌞 여름 내내 강렬하게 피는 하루살이 꽃

 

범부채는 7월부터 8월까지 개화하며, 아침에 피고 해질 무렵 시드는 하루살이 꽃이에요. 하지만 하루에 한 송이씩 계속 피기 때문에, 한 줄기에서 여러 날 동안 꽃이 이어져 피어나는 구조예요. 꽃은 보통 지름 5~7cm 내외이며, 줄기 끝에 한 송이씩 곧게 피어요.
햇빛을 좋아하고 건조에도 강해서 도심 공원, 텃밭, 아파트 화단, 생태 정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잘 자라요.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배수 관리가 중요하고, 과습 시 뿌리썩음병이 생기기도 하므로 흙 선택이 중요해요. 꽃이 진 후엔 검은 구슬 같은 씨앗이 맺히며, 이 모습이 마치 블랙베리처럼 보여 영어 이름에도 등장해요.

 

🌿 조선시대에도 등장한 야생의 정원꽃

 

범부채는 단지 예쁜 여름꽃이 아니라, 조선시대 정원문화에도 등장했던 실용적인 식물이에요. 『식재도설』이나 『임원경제지』 같은 정원 관련 고서에 등장하는 여름초화 중 하나로, 지붕 가까운 처마 밑이나 담장 아래 그늘진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자주 식재되었어요.
‘범’과 ‘부채’라는 이름 자체도 조선시대의 정서와 닿아 있어요. 부채는 더위를 식히는 도구이자 상징이고, ‘범’은 강인한 기운과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존재였죠. 이름만으로도 조선의 여름과 민속적 미감을 떠올리게 하는 꽃, 바로 범부채입니다.

 

🧪 씨앗까지 활용 가능한 생태정원 꽃

 

범부채는 꽃만이 아니라 열매와 씨앗까지 감상 포인트가 풍부한 꽃이에요. 꽃이 지고 나면 초록빛 타원형 열매가 맺히고, 그것이 갈라지면서 안에 검고 둥근 씨앗이 여러 개 드러나요. 이 모습이 마치 블랙베리처럼 탐스럽고 예쁘다는 평가를 받아 드라이플라워나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돼요.
특히 정원에서는 씨앗 번식도 가능하고, 포기나누기로도 쉽게 번식돼 관리가 쉬워요. 병충해가 거의 없고, 특별한 비료 없이도 거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학교 생태 정원, 도시공원, 기관 조경용으로도 추천됩니다.

 

🧭 이름만큼 재밌는 꽃, 숨은 이야기를 담다

 

범부채에 관련된 명확한 전설은 많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호랑이가 부채 뒤에 숨어 마을을 지나갔다'는 민간 설화도 전해져요. 그만큼 이 꽃은 시각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상징적인 요소가 강해요.
드라마나 영화에 직접 등장한 사례는 많지 않지만, 사극 배경의 정원 연출에 자주 사용되는 조경식물 중 하나로 꼽혀요. 점박이 꽃잎이 화면에서 독특하게 보이기 때문에, 종종 장면을 부드럽고 감성적으로 연출할 때 쓰인다고 해요.
꽃말은 “숨은 매력”, “조용한 열정”, 너무 튀지 않지만 존재감 있는 사람처럼, 자연 속에서 눈에 띄는 감성적인 포인트가 되어주는 여름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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