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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자비를 닮은 꽃, 불두화

by vinibee 2025. 6. 25.

 

 

고결하고 청정한 마음의 상징, 불두화

불두화의 학명은 Viburnumopulusf.hydrangeoides 이며 백당나무를 개량한 종입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상식물이며 성목의 기준으로 약 2~3미터 정도 성장합니다. 꽃은 겹꽃의 형태이며 개화 시기는 4~5월경입니다. 불두화의 분포 지역은 한국, 일본, 중국 등이며 꽃의 모양이 마치 부처님의 머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불두화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사찰에서 정원수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꽃이 고결하고 정갈한 인상을 주고 부처의 머리를 닮았다는 상징성 때문에 불교적 공간에서 특히 선호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불교 사상에서 번뇌를 벗은 청정한 마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둥글고 겹겹이 핀 흰 꽃의 모양이 마치 수국과도 닮아있어서 수국과 불두화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 카페에서 특이하게도 불두화가 피어있었는데 '하얀 수국이 피어있네. 유럽 수국인가?'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남자친구인 H가 '이건 불두화야'라고 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꽃은 무성화로 꽃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리며 수국과 다른 점은 불두화의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점에서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불두화는 생식기관이 없습니다. 즉, 열매가 맺히지 않는 식물으로 장식화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불두화는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관상용 식물입니다.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일부 유사 식물도 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정 내 어린이, 반려동물의 섭취 주의가 필요합니다. 

 

겹겹이 핀 꽃속의 허무, 다양한 꽃말을 알다.

불두화는 다양한 의미의 꽃말을 갖고 있습니다. 겉으론 화려하지만 실제로 열매를 맺지 않는 무성화이기 떄문에 마음의 슬픔 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겹겹히 핀 꽃의 아름다움 속에 실질적인 것(열매)가 없다는 점에서 허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순백색의 청초한 꽃잎이 주는 깨끗하고 고요한 인상은 불교의 이미지와 맞닿아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결, 성스러움, 비움과 수행을 뜻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던 불두화는 사찰이나 고택의 정원에서 자주 심어졌으며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불교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꽃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고전 문학에선 하얗고 고요한 이미지로 종종 등장하였으며 수묵화나 동양화에서 봄을 상징하는 식물로 묘사됩니다. 조선시대 에선 왕실 정원에 심거나 꽃꽂이나 제례용 장식으로 쓰였습니다. 이런 불두화를 키울 때 조심해야 될 주의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반그늘 또는 양지에서 잘 성장하며 너무 강한 직사광선은 불두화의 여린 잎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흙이 필요하며 물 빠짐이 안 좋은 흑이면 뿌리가 썩을 수 있습니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주되 과습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홍수가 나기 쉬운 장마철에는 배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꽃이 무겁고 옆으로 퍼져서 피는 특성이 있으므로 어린 나무일 때는 지지대를 설치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꽃은 대부분 장식화이기 때문에 씨앗이 생기지 않고 번식은 주로 삽목으로 하며 나무의 수형이 아름다워 가지치기를 하기보단 자연스럽게 키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님을 기다리다 순백의 꽃이 되어버린 여인의 마음

불두화와 관련된 전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옛날 옛적 산속 깊은 절에 한 젊은 승려가 깨달음을 얻고자 입산하여 수행을 했지만, 수련과정이 길어질 수록 마음속엔 욕망과 번뇌로 가득찼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부처님 앞에 앉아서 참선을 하지만 왜 자신은 이토록 번뇌에 휘둘리는지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큰 스님이 다가와서 '너는 수행을 하며 무엇을 얻고자 하느냐'라고 질문하였기에 젊은 승려는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깨달음이란 것도 결국 놓아야 할 번뇌 중 하나다'라고 말하였고 이 대목에서 큰 충격을 받은 젊은 승려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이 아니라, 비우기 위한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참 재미있으면서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승려는 모든 욕망을 털어내고 마음 속에 오로지 자비심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가 매일 참선하던 바위 곁에서 하얀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났으며 겹겹이 쌓인 꽃잎은 흡사 부처님의 머리처럼 동그랗고 단정하였으며 사람을 매혹시키는 향기나 열매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피어난, 자비의 형상이라고 하여 불두화라고 이름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움의 수행이 피워낸 아름다운 자비의 꽃이라는 의미에서 정말 불교와 어울리는 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생각과 마음 때문에 고통 받던 시간은 없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행복'해야 된다는 타이틀에 사로잡혀서 현재의 삶을 오롯이 즐기지 못하고 고통받았던 시간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먼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현재가 불행했던 것은 아닌지 지난 날의 태도를 반성하며 행복에 사로잡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삶에 충실히 살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비우려고 노력하다보면, 행복이 가까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